겨울의 끝자락을 붙잡은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매화를 보며 화사한 봄날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반갑습니다. 정미영 의원입니다. 오늘은 금정구가 큰 예산을 들여 명품으로 조성했다는 부산대학교 앞 명물 거리가 부실하기 짝이 없는 맹물 거리로 되어 있는 가슴 아픈 현실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부산광역시는 부산의 세월, 생활의 결, 문화, 경험 등이 오랜 시간 녹아들고 쌓여 그 지역만의 무엇을 담고 있는 곳을 부산의 간판 거리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2007년 이후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학교 부근의 대학로를 포함해 6곳의 특색 거리를 조성해 왔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그렇고 그런 거리가 아니라 그곳에만 있는 톡톡 튀는 거리를 만들어, 부산의 새로운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시민들에게 갖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 금정구는 부산광역시로부터 9억 원의 예산을 받아 부산대학교 앞의 만남길 275m를 화강판석으로 포장해 2008년 준공했습니다. 2009년에는 대학1, 3로 400m를 10억 원의 예산으로 포장했고, 젊음의 거리 300m는 13억 원의 예산을 들여 화강판석으로 포장해 2010년 완공했습니다. 이밖에도 보도 조성 등으로 2007년 강변3로에 8억 원, 2007~2008년에 걸쳐 금강로에 4.8억 원이 들어갔고, 2010년에도 여기저기에 1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었습니다. 약 10억여 원의 국가 예산이 별도로 투입된 지하철 부산대역 앞 스마트 거리의 보도를 포함하면, 부산대학교 앞의 거리를 명물로 만들겠다며 길바닥에 쏟은 돈이 70억 원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예산이 투입된 부산대학교 앞의 거리는 지금 명물이 되어 있을까요? 여러분 궁금하지 않습니까? 1번 사진은 2008년 9억 원을 투입한 공사 구간의 일부입니다. 한두 장씩 제 위치를 이탈한 화강판석을 대신해 군데군데 아스팔트가 채워져 있어 얼룩덜룩 누더기가 되어 있습니다. 2번 사진은 패션 거리의 모습입니다. 2009년 10억 원으로 조성한 곳인데, 차량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인지 화강판석이 줄줄이 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번 사진은 지하철 부산대역 1번 출구 앞입니다. 널찍하게 떨어져 나간 화강판석 자리에는 시커먼 아스팔트가 흉물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4번 사진은 명품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누더기 같은 형상을 담고 있는데, 이는 사진에 찍힌 이곳만이 아니고 화강판석이 깔린 전 사업 구간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화강판석이 깨져 너덜거리는 부분, 시커먼 아스팔트로 땜질한 부분, 색상이 벗겨진 맨홀 뚜껑의 얼룩덜룩한 부분의 모습들이 한데 어우러져, 명물은 고사하고 목불인견의 지경이지 않습니까? 금정구가 맨홀 뚜껑의 색상을 이처럼 화려한 것으로 정했을 때, 이것이 통행하는 차량과 행인에 늘 밟힌다는 사실에 관해 미리 얼마나 고심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이런 예산 낭비의 경험을 앞으로의 조성사업에 살려 시행착오를 줄여보자는 뜻에서입니다. 그런데 금정구는 2015년 젊음의 거리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부산광역시로부터 5억 원을 받아 문제투성이인 화강판석 도로를 더 만들 모양입니다. 부산은행 장전동지점 뒤편 갤러리안경의 안쪽 거리입니다. 이곳은 주점과 음식점이 즐비해 있어 물품을 실은 무거운 차량들이 다니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경험상 바닥에 화강판석이 깔리면 길은 곧 누더기의 민낯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제가 앞에서 예시한 지난 경험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예산 낭비의 반복입니다. 금정구가 최근에 명물을 만든다고 거금을 투입하고는 맹물만도 못한 거리를 조성한 데 대해 겸허히 뒤돌아보고 이러한 우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납세자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원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