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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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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용어 순화
작성자 의회사무국 등록일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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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민주당 박인영의원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무더위가 한 풀 꺾이고 어느새 가을입니다. 모두가 좋은 결실 거두시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우리 금정구를 상징하는 슬로건  Smile Geumjeong(스마일금정)입니다. 같은 뜻으로 웃음활짝 금정이라고 다시 디자인해 봤습니다. 왠지 촌스러우신가요? 사람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제 눈에는 소박한 모양이 더 이뻐 보입니다. 지난 10월9일은 23년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뜻 깊은 567돌 한글날이었습니다. 우리의 한글은 이미 그 독창성과 과학성 실용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는 물론 공공기관에서조차 불필요한 외국어 영어식 행정용어 사업명이 무분별하게 남발되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그린콘텐츠 에코엔테어링 읽기도 어려운 이 사업은 금정 청소년 수련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윤산 생태숲 등에서 숲 해설가와 함께 하는 숲 체험 및 오리엔티어링 체험활동의 제목입니다. 오리엔티어링이란 단어도 생소할 뿐더러 이 제목만 봐서는 저도 어떤 행사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부산시민 공원 내 참여의 숲에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범시민 헌수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각종 기념이나 의미 있는 뜻을 담아 일정한 금액을 기부하면 원하는 장소에 부산시가 식재해 준다.’ 올해 4월 금정소식지에 실린 부산시민 공원 참여의 숲 안내기사입니다. ‘부산시민 공원 내 참여의 숲에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범시민 나무기부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각종 기념이나 의미 있는 뜻을 담아 일정한 금액을 기부하면 원하는 장소에 부산시가 심어준다.’ 이렇게 바꾸면 어떻습니까? 헌수 식재라는 단어만 바꿔도 훨씬 이해가 쉽습니다. 심지어 헌수라는 단어는 국립국어원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되어 있지도 않은 단어입니다.


  온천천 우수관로 정비사업 여기에 계시는 분들은 흔히 접하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들어보면 어떻습니까? 오후에 비 온다고 했는데 창문은 닫고 나왔니? 우수 들이칠라. 아침에 큰 트럭이 갑자기 지나가는 바람에 내 옷에 우수가 다 튀었지 뭐야. 이상하시죠? ‘우수’라는 단어는 일상 생활에서는 절대로 쓰지 않는 단어입니다. 빗물이라는 우리말로 바꾸어도 충분히 뜻이 전달되는데 왜 행정용어에서는 어렵게 쓰는 것일까요?


  다른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잡상인 근절 잡상인 단속 어려운 한자어도 아니고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이런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우리 아버지의 직업은 잡상인이십니다. 근절하고 단속하는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스스로 그 직업군에 속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잡상인이란 단어에는 이미 특정 직업군에 대한 비하의 뜻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공공기관에서는 자제해야 하는 표현입니다.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한 할머니가 물으셨습니다. ‘스크리도가 뭐요?’ 지하철 승강장 안내방송에서 나온 ‘스크린도어’라는 단어가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였는지 서울시가 지난 2012년부터 지하철 승강장 안내방송을 기존의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에서 ‘안전문이 열립니다’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더욱 반가웠습니다.


  2012년 6월 서울시는 일제 강점기 잔재용어 어려운 한자어 불필요한 외국어 외래어 인격비하 용어 등 어려운 행정 용어 877개를 발굴하여 알기 쉽게 바꿔 쓴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지난 6월18일부터는 보직 시찰 엄단 등 구시대적이고 권위적인 뜻을 담고 있는 행정용어 19개를 우리말로 바꿔 쓰고 잡상인 노점상 인력시장 등 특정대상을 비하하는 표현도 바꿔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써왔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용어를 선별해서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자는 뜻입니다.


  과년도는 지난해로 보직은 ‘담당업무’나 ‘맡은 일’로 시찰은 ‘현장방문’으로 엄단은 ‘무겁게 벌함’으로 인력시장은 ‘일자리 마당’으로 잡상인은 ‘이동상인’으로 노점상은 ‘거리가게’로 우수관로는 ‘빗물관로’로 치하는 ‘칭찬’이나 ‘격려’로 기강은 ‘근무태도’로 바꾸어 써봅시다. 우리에게는 익숙해진 행정용어 뭔가 더 멋져 보이는 외래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것이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정서와 눈높이에 맞추는 언어를 쓰는 것이야말로 주민과의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울시에서 발표한 행정용어 순화 목록이 있습니다. 충분한 참고 자료가 될 것입니다. 부족하다면 우리구의 현실에 맞도록 금정구 행정용어 순화위원회를 구성해서 차근차근 바꾸어 나가면 될 것입니다. 


  원정희 구청장님과 윤일현 의장님께 특별히 부탁드립니다. 두 분은 금정구의 각종 행사에서 구민과 의원들을 대표해서 인사말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권위적이거나 일재 잔재의 표현을 피하고 한자어나 영어표현 보다는 우리말로 더욱 많은 인사말씀 해 주시면 듣는 주민들은 이해하기도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지지 않겠습니까?


  저부터 고쳐 쓰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가 아니라 끝까지 제 말에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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