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영 의원입니다. 2014년 갑오년을 맞이하여 금정구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과, 구민과 직원 여러분들의 건승을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예산의 조기 “불균형” 집행의 폐해를 살펴보고, 그 시정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부는, 관행적으로 연말에 바쁘게 집행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월과 불용을 줄이기 위해, 예산이 상반기와 하반기에 균형 있게 집행되기를 권고해 왔습니다. 2013년도 우리나라 전체 지방예산의 상반기 집행률은 42.4%였습니다.

  2013년 정부는 균형집행 대상 예산의 57%를 상반기에 집행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금정구는 연초에 상반기 집행 목표율을 “74% 이상”으로 잡았다가, 나중에 83%로 수정했는데, 결국은 이마저도 초과 달성했습니다. 이런 지나친 조기의 “불균형” 집행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가 권고한 상반기 월별 목표 진도율은 1월 9.5%, 2월 23%, 3월 48%, 4월 61%, 5월 76%, 6월 100%입니다. 예산을 매월 골고루 집행하라는 것인데, 이는 하반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금정구는 이것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균형집행이라는 재정 규범을 스스로 솔선수범해야 할 기획감사실조차 균형집행 대상 연간 예산의 64.4%를 3월 한 달에 몰아서 지출했습니다. 그리고 건축과는 5월 한 달에 그 연간 예산의 60.3%를 집행했고, 건설과는 5월과 6월의 두 달에 82.4%를 써버렸습니다. 직원들의 업무량도, 이들 기간에 폭증했다고 생각됩니다.

  2013년 행정사무감사 때 저는 이와 같은 예산의 심각한 “불균형” 집행이 얼마나 부당하고 불이익한 것인지를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권고대로 했더라면 수억 원의 예금 이자를 벌 수 있었는데, 금정구는 예산을 일찍 몰아서 집행하는 바람에 이를 날려버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금정구는 2014년도에도 정부가 권고하는 상반기 집행률 52%를 훨씬 넘어 균형집행 대상 연간 예산의 “70%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는 각 실·과에 그 추진계획을 제출하게 했습니다. 정부의 권고와 저의 지적, 그리고 25만여 금정구민들의 이익에 또 다시 애써 마이동풍(馬耳東風)한 것입니다.

  기획감사실이 최근 각 실·과로 보낸 “2014년도 재정균형집행 사업별·월별 집행계획”은 상반기 중 “70% 이상” 집행 불가 사유가 있으면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사업의 내용이 아니라, 예산의 조기 “불균형” 집행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이 계획은 예산을 이렇게 조기에 몰아서 집행함으로써 7월에 취임할 새 구청장에게 예산을 거의 넘겨주지 않겠다는 매우 불온한 계획입니다.

  담당 직원에서부터 구청장에 이르는 재정조기집행 실적보고 때문에 제대로 업무를 할 수 없다는 직원들의 원성이 들리지 않습니까? 사업비를 먼저 지급하고 나니 공사 업체가 말을 듣지 않아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는 직원과, 제발 조기집행 같은 것 없으면 좋겠다는 현장 직원들의 하소연이 들리지 않습니까?

  정부의 권고에 거듭 역행하고 800여 직원들을 매일같이 닦달하며 궁극적으로는 25만여 금정구민들의 이익을 크게 해하는 이와 같은 조기의 “불균형” 집행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6월4일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께서 구민들에게 업적을 미리 부풀려 보이기 위한 것으로 오해를 받지는 않을까요?

  지금이라도 기획감사실이 각 실·과에 보낸 부당한 집행계획을 거두어들여 균형적인 집행계획을 다시 세워 직원들이 짜증내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금정구의 예산은 누구를 위해 전시하는 행정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25만여 금정구민들의 이익을 위해 쓰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