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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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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데크가 능사가 아니다.
작성자 의회사무국 등록일 2013/10/17
첨부파일 방희원의원 5분발언.hwp (0) 전용뷰어
 

  안녕하십니까. 주민도시위원회 방희원의원입니다. 윤일현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원정희 구청장님과 공무원 여러분!


  바깥나들이 하기에 좋은 10월입니다. 산이나 강으로 나가보면 나무데크를 심심찮게 볼 수 있지요. 사람들은 요즘 같은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 ‘나무데크’를 만드는 공장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합니다. 그만큼 여기저기 나무데크가 넘쳐납니다.


  나무데크는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소통의 다리입니다. 그러나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 설치되어 예산을 낭비하고 되레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이에 저는 나무데크 설치 시 각별히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선 뚜렷한 목적이 가진 ‘고마운 데크’들을 소개합니다. 부산대 뒤 금정산 무장애 숲길입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어린이도 산에 오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의미 있는 데크입니다. 공사가 지연되고 있긴 하지만 머지않아 보행약자도 이 길을 따라 산 중턱까지 오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음은 범어사 상행선 나무데크입니다. 이 길은 원래 좁은데다가 버스 등 차가 많이 지나다니므로 사람들이 걷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데크로 인해 길이 넓어지고, 오래된 소나무숲길을 사열하듯 걸을 수 있는 운치 있는 산책로가 생겼습니다.


  다음 준공을 앞둔 오륜동 회동수원지 자연관찰로입니다. 회동수원지 변을 잇는 친환경다리로 발밑으로 회동수원지 속살이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걸으며 늪 생태를 관찰할 수 있고 벤치에 앉아 탁 트인 회동수원지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답니다.


  다음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온천천 상류 길입니다. 도시철도 구서역에서 두실 남산동을 잇는 온천천변의 좁은 길을 넒혀 줍니다. 이곳은 길이 협소해 정비하기조차 어려웠고 자전거 보행자가 뒤섞여 사고위험마저 있던 곳입니다. 이 데크로 온천천 상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편하게 운동이나 산책을 즐기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생뚱맞은 데크’들을 소개합니다.


  부산과학고 정문 안 주민쉼터 나무데크입니다. 과학고 안에 도시숲을 조성하며 주민들의 아침 운동길을 정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구름다리처럼 솟아 금정산의 조망을 차단하면서 시작됩니다. 계단식으로 심하게 구불구불 이어진 것을 보면 보행약자를 배려한 흔적은 없습니다. 기존의 길을 다듬든가 우회로를 만들었으면 어땠을지 걷기에도 불편하고 보기에도 부담스럽습니다.


  다음 수영강변 조망데크입니다. 스포원 위쪽 수영강변에 썰렁하게 서있는 이 데크에는 과연 몇 사람이나 올라가 봤을까요? 데크 아래 기다란 연못을 조성한 것으로 보아, 이를 관찰할 용도였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연못은 오래전에 말랐고 주민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보니 불필요한 나무구조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음은 범어사 누리길 데크입니다. 범어사 상하행선 가운데 지점에 위치한 이 데크는 길옆에 무성했던 풀들을 걷어내 가며, 넒은 길을 따라 음식점 주차장까지 빙~둘러 설치됐습니다. 이로 인해 김종식 그림비를 보고 풀벌레소리 들으며 시골분위기가 나는 오솔길을 걸어 오르던 낭만은 사라졌습니다. 멀지 않은 길을 놔두고 굳이 숲 속을 관통하는 데크를 설치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주장을 한마디로 웅변해줄 땅뫼산 황톳길을 소개합니다. 천편일률적인 나무데크 대신 장소에 걸맞은 대안을 내놓은 길입니다.


  회동수원지를 끼고 있는 이 곳을 정비한다면 누구라도 쉽게 나무데크를 턱턱 설치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추후 관리의 손길이 필요함을 알면서도, 황토길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걷는 재미를 주고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친환경적이며, 예산절감효과까지 더해져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셈입니다.


  데크의 목적은 첫째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무장애 길 조성, 둘째 보행로를 넓혀 자연을 누릴 기회를 확대, 셋째 강 계곡 호수 등을 연결해 조망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나무데크를 설치할 경우 꼭 필요한지 친환경적인지 면밀히 계획하고 철저한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여러분, 나무데크가 능사는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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