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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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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로 청년문화는 공사중
작성자 의회사무국 등록일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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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정미영입니다.  2013년이 금정구민들께 행복의 계사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오늘은 부산을 대표하는 젊음의 거리인 부산대학로의 토목공사와, 이들 토목공사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문화 창달과 상권 활성화에 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부산대학교 주변에 청년문화가 되살아나, 서울의 홍익대학교 주변처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서,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상권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겁니다. 이를 위해 금정구는, 부산대학교 주변의 환경개선을 위해 [부산대학로 시범거리 조성공사]라는 이름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약 55억 원의 예산을 들여, 크고 작은 토목사업을 끊임없이 이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몸단장을 거듭한 [부산대학로 시범거리 조성공사] 결과, 대학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청년문화 활성화로 이어지기는커녕, 그나마 문화적 색깔이 남아 있던 상징적인 공간들을 비롯해, 문화 생산자들과 문화 소비자들은 휴대폰 대리점들에게 그 이미지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가게의 불빛이 꺼지는 저녁이면, 어둠이 스며들어 사람들이 떠나버리는 거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1990년대부터 부산대학교 정문과 온천천을 중심으로 청년문화, 독립문화, 대안문화을 창작하고 향유하던 청년들이 부산대학로의 공간과 거리를 채우면서, 인디문화의 메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부산대학교 주변의 청년문화는, 2000년대 들어 경성대·부경대역, 동래역, 해운대, 광안리로 떠나 이전의 원기를 다소 잃었습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모자랐고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리 금정구는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몸단장의 토목공사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부산대역 1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를 포함한 270 미터의 구간에서, 지금 또 다시 벌이고 있는 [부산대학로 스마트거리 조성사업]이, 이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부산대역과 부산대학교를 오가는 부산대학교 순환버스가, 대기하다가 배차 시간에 맞추어 출발하는 일방통행의 협소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스마트거리”라고 하기에 무슨 내용이 들어가는지 매우 궁금했는데, 2012년 12월 14일 용역사가 금정구의회 기획총무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길거리에 조형물 몇 개를 얹어놓고, 공연무대를 만들며, 시정·구정 홍보판을 설치하고, 사람 다니기도 비좁은 인도 옆의 식재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소요 예산은 국비와 구비 10억 원이랍니다.


  놀라운 것은, 이번에 조성하겠다는 [부산대학로 스마트거리 조성사업]과 꼭 같은 구간 270 미터는, 앞에서 말한 [부산대학로 시범거리 조성사업]의 이름으로, 2007년 11월 시비보조금 8억 원을 들여 이미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범거리”라는 이름으로 8억 원을 들여 조성한 사업을 5년 만에 뜯어내고 또 다시 국비와 구비 10억 원을 들여 “스마트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분들이 자신들의 사유재산에도 이와 같은 결정을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사업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로 만들겠다는 무대는, 새로 설치하려는 곳의 바로 몇 발짝 옆에 이미 설치되어 있습니다. 평소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외진 이곳에서 실제 공연이 이루어졌는지, 지금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루어질 것인지 궁금합니다. 2007년에 만든 공연장 앞의 분수대는, 5년 동안 물 한번 제대로 뿜지 않더니, 언제부턴가 메워져 있습니다. 이런 곳에 콘텐츠 없이 다시 토목공사를 한다고 젊은이들이 몰려들까요?


  청년문화는 토목공사만으로는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안심하고 청년문화를 생산해 낼 공간에 대한 고민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재력 있는 청년문화 아티스트 유치를 통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와 연계하여 지역사회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도 관심을 가지자는 이야기입니다. 젊은 문화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을 마련하여, 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기회를 확충해 보자는 것입니다.


  금정구에는 2008년부터 “재미난복수팀”이 운영하는 AGIT라는 소중한 독립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AGIT는 부산대학교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청년문화 생산기지입니다. AGIT는 매년 30회 이상 부산대학교 인근에서 기획 공연을 펼치고, 축제를 통해 부산대학교 주변에 새로운 청년문화의 가치를 불어넣어 왔습니다.


  우리 모두 이와 같은 청년문화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는 데도, 지었다가는 이내 헐어버리는 토목공사에 기울이는 관심만큼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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