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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논란에 대해
작성자 의회사무국 등록일 2015/10/16
첨부파일 박종성(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논란을 보며).hwp (0) 전용뷰어

 



사랑하는 금정구 주민 여러분



저는 오늘 역사학을 전공한 금정구 의회 의원으로서 지금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논쟁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학문의 고유 영역에 대한 야만적 권력침탈이며, 정권을 잡았다고 국민의 역사관까지 조율하려는 오만의 극치입니다.



 



역사는 권력에 의해 평가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사회적 합의와 보편성에 입각한 연구의 성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인류사회의 인문학적 진보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는 사실에 대한 해석의 학문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대입할 수 있는 주관성은 보장받을 수 있으나, 그 개인의 주관성이 사회의 보편성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검증과 합리적 타당성, 그리고 논쟁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한국근현대사분야는 1980년대부터 비약적인 성과를 내었던 분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4대강국의 새로운 극비사료들이 공개되면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낸 사례도 많이 있었습니다.



 



올바른 역사관이란 권력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슬픈 역사든, 자랑스러운 역사든, 비겁한 역사든, 부끄러운 역사든. 그것 자체로 후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솔직담백하게 기록해야 하는 것이 역사입니다.



 



독일이 세계적인 정치 경제 강국이지만 히틀러 시대를 미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과오를 뼈저리게 반성하고 통절하게 후회함으로써, 오늘날 유럽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전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항쟁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족해방전선의 전면에 나섰던 분들에게 사회주의냐, 민족주의냐 하는 사상의 문제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불세출의 항쟁을 하셨던 우리 조상들의  독립전쟁사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회의 비정상의 기저에는 민족반역자들을 제대로 처단하지 못한 역사적 과오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해방 시기에 수많은 민족지도자들이 암살을 당하고, 반민특위가 강제로 경찰에 의해 해체되고, 이승만 정권과 미 군정에 의해 민족반역자 집단들이 제도권에 재등용되면서 이데올로기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비정통성을 감추고자, 타공, 반공, 좌경, 종북의 단어들을 만들어 내면서 오늘날 독버섯같이 이 사회의 주류집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관이란, 바로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통렬히 반성하는 것입니다.  민족과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에게 국가에서 해줄 수 있는 최상의 대우를 해주고, 일제와 결탁하여 호가호위하면서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던 민족반역자들에게 준엄하게 죄를 묻는 것. 그 선례야말로 훗날 국가적 변고 사태 때 우리 모두에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명분을 주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의 법적 정통성은 임시정부에게 있으며, 5.16은 권력찬탈을 위한 쿠데타이며, 박정희는 친일파이자 남로당의 주요 군사책임자였습니다. 박근혜정부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교과서를 통해 아무리 미화한다고 해도,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일 뿐, 준엄한 역사의 평가는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금정구 주민여러분



역사는 권력에 의해 재단되어서도, 재단될 수도 없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의 역사에 대한 개입은 항상 비극으로 그 결말을 맞이하였습니다. 저는 박근혜정부의 이번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시도는 새로운 전체주의의 시작이자 신유신의 시작이라고 판단합니다. 저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저 끔찍했던 유신의 악몽을 물려주기는 싫습니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물려줄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모두는 정말 살기 어려웠습니다. 세월호사태때 수많은 우리의 보물과 같은 자식들을 수장했으면서도 진상규명도 진심어린 위로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메르스사태때 허둥대는 정부를 보면서 우리 목숨은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허탈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가계부채는 하늘을 찔러 언제 우리의 목을 죄는 시한폭탄으로 날아올지 모릅니다. 경기는 침체되고, 사회적 비리와 중앙 공직자들의 무책임과 부패는 그 끝을 모를 정도로 만연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모든 것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조율할 사회적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았고, 약자에게 무조건 희생을 강요하는 괴물 같은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또다시 역사교과서 논쟁을 이데올로기화 시켜서 국민들을 양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현실을 목도하고 기록하여야 할 것입니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반문명적인 행태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2015년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역사의 존재이유입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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