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과의 소통을 바라며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날의 무더위가 추억이 되고 아침저녁으로 상쾌한 바람이 가을의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모두들 안녕하셨지요? 더불어민주당 금정구의원 정미영입니다.

  오늘은 이번에 부산광역시 금정구 한국수화언어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되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사단법인 부산광역시 농아인협회 금정구지회 부설 동부산수화통역센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0년부터 뒷바라지 해온 금정 온천천 작은콘서트를 통해서입니다. 2015년 제6회 콘서트 때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통역사가 무대에 사회자와 함께 서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물론 흔쾌히 받아들여 같이 무대에 서서 진행을 하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금정구 관내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에 수어통역사가 같이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2016년 제7회 콘서트 때는 동부산수화통역센터에서 수어교실을 수강한 수어다울팀이 동참하여 비타민이라는 노래를 무용과 수어로 공연하여 주민들에게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올해 제8회 콘서트 때도 물론 목소리로는 제가 사회를 보고 수어로는 두 분의 선생님께서 사회를 보셨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목소리가 크고 낭랑하며 조리 있게 말을 잘하면 당연히 사람들과 소통이 잘 된다고 착각하며 살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017년 8월31일 현재 금정구의 주민등록 인구는 24만2995명이며, 현재 파악된 금정구의 장애인 수는 1만1012명이고 이 가운데 청각장애인은 1168명입니다. 부산광역시 전체의 청각장애인은 1만6607명에 이른답니다. 소리 없는 소통의 움직임에도 마음을 기울이게 하는 통계입니다. 부산광역시 농아인협회 금정구지회를 통해 들은 청각장애인들의 건의사항을 여러분들에게 전달해 봅니다.

첫째, 저녁 시간이나 휴일에도 수어통역 서비스를 받고 싶습니다.

둘째, 시각경보기가 필요합니다. 누가 찾아온다든지 아기가 울거나 불이 났을 때 시각경보기가 있다면 위험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상시에는 사이렌과 방송뿐만이 아니라 시각경보기도 필요합니다.

셋째, 소득 수준과 상관없는 방과 후 수업 바우처의 지원을 바랍니다. 청각장애인의 청인 자녀는 농아인 사회, 청인 사회를 다 접하며 살아가므로 이중 언어의 발달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청인 자녀들의 경우 국어도 수어도 발달이 더딘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넷째, 금정구 관내 행사와 교육 때 수어통역사를 배치해 주십시오. 청각장애인들도 금정구민으로서 동참하고 싶습니다.

다섯째, 금정국민체육센터에서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농아인들도 건강을 위해 체육센터를 찾아가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수화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면 제일 좋겠습니다. 청각장애인 전용 요가반 헬스반 등의 프로그램을 희망합니다.

여섯째, 보건소 건강 프로그램 이용은 그림의 떡입니다. 농아인은 소리를 통한 정보의 습득이 늦어 건강관리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관리를 위해 보건소의 건강강좌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지만 소통이 안 되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정구 한국수화언어 활성화 지원 조례에는 금정구가 수어통역사 인력 확대 및 역량 개발에 적극 노력해야 하며, 금정구민과 공공기관 직원 등의 한국수어 능력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하고 공공행사 행정 등의 절차 공공시설 이용 등에 수어통역사 배치 지원 사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목소리나 글로만의 소통은 이미 옛날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소통의 방법으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금정구를 함께 만들어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